[장내장외] 펠릭스-대톨라의 달라진 운명
기사입력 1999년 04월 18일 14시 16분
딱 일주일만이다.
지난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우월 2점홈런을 날린 LG 대톨라는 홈런 레이스에라도 뛰어들듯한 기세였다.
반면 27연타석 무안타를 기록중이던 같은 팀 외국인 선수 펠릭스는 죽을 상.
그러나 17일 현재. 대톨라는 지난 16일 인천 현대전부터 1루수 자리를 김선진에게 빼앗기고 대타로 한차례 나갔을 뿐이다.
홈런 이후 5연타석 삼진을 포함해 8타수 무안타.
펠릭스는 14일 인천 현대전 9회초 중월 1점홈런을 날린뒤 완전히 살아났다.
다음날인 15일에도 3점홈런을 뽑아내는 등 10타수 3안타 3타점, 2루타가 2개.
17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두 외국인 선수의 표정은 극과 극을 달렸다.
예정에도 없던 특타를 자청하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데도 혼자서 배팅 티 위에 공을 올려놓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대톨라는 내내 굳은 표정.
펠릭스는 프리 배팅때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연신 날리며 히죽히죽.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추어보였다.
스위치 타자인 펠릭스는 작년 한국 프로무대에서 검증됐던 몸.
천보성감독의 말처럼 '믿고 기다려야 할' 존재였다.
그러나 3루수 요원으로 뽑아온 대톨라는 타율마저 1할1푼1리（27타수 3안타）에 그치자 당장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누구는 30타석째 안타를 못 쳐도 안 빼는데, 누구는 2경기만에 찬밥 신세라니.'
말은 안 해도 대톨라의 심정을 알만하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