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제욱] '다섯번째 한라 장사' 확실한 최강자로
기사입력 1999년 04월 18일 14시 16분
`떠돌이장사' 모제욱（24．상비군）이 올시즌 첫 한라봉 정상에 올랐다.
경남 진양 출신의 모제욱은 17일 경남합천군민체육관에서 열린 '99합천장사씨름대회에서 `호남장사' 장 준（29．LG증권）을 3대2로 힘겹게 누르고 `거처'없는 설움을 훌훌 털어냈다.
모제욱은 이로써 97년 남원, 울산과 지난해 창원, 대구장사에 이어 다섯번째 한라장사 타이틀을 차지하며 이체급 최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정말 기쁩니다. 이번 우승이 팀 창단의 견인차가 돼 하루 빨리 몸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훈련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8월 동성씨름단이 해체된뒤 연맹에서 신생씨름단이 창단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중인 상비군에 소속돼있는 모제욱은 대회때마다 보름정도 벼락치기 훈련을 한뒤 모래판에 나서고 있다.
이번대회도 마찬가지.
경남 마산의 집에서 묵으며 모교인 경남대에서 `나홀로훈련'을 하다 지난 29일부터 경북 경산에서 상비군끼리 모여 합훈했다.
상비군의 훈련비는 황경수감독의 사비로 충당했다.
가난한 살림에 웨이트트레이닝은 상상도 못할 일.
오전에 여관뒷산을 오르는 게 전부였다.
점심은 꿈일 뿐.
된장찌개로 저녁에 주린 배를 채울 때가 많았다.
공교롭게도 합천은 `집없는 고아'들을 이끌어온 황감독의 고향.
모제욱이 우승한 이날 황감독이 고향사람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합천＝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