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비전]기아 수비위주작전 체력소모커 후반자멸
기사입력 1999년 04월 17일 01시 43분
5차전서 끝나리란 주위의 객관적인 평가에 들뜬 선수들의 분위기를 가라앉힌 현대 벤치의 초반 경기운영이 맨먼저 눈에 띄었다.
신선우 감독이 이상민과 조성원 대신 유도훈 이지승을 스타팅 멤버로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쓴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작전이 자칫 초반 흐름을 기아에 내줄 뻔한 위기를 초래했지만 현대는 즉각 베스트 5를 기용하는 순발력으로 고비를 넘겼다.
5차전서 기아는 센터와 가드의 협력플레이인 `픽앤롤（Pick & roll）'과 `세트오펜스（지공）' 등 공격전술을 다양화한 점이 달라졌다.
하지만 주전들의 절대적인 체력 열세 때문인지 노마크 3점슛 찬스와 손쉬운 돌파를 현대에 자주 내주며 무너졌다.
또 2쿼터 중반쯤 맥도웰이 파울트러블로 물러났을 때 곧바로 윌리포드를 벤치로 불러들였는데 만약 윌리포드를 계속 투입했다면 점수차를 더 벌렸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아는 초반 수비에 주력하며 현대의 거센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았지만 과중한 수비작전이 체력소모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아로선 올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최상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평범한 농구격언을 다시 한번 깨우쳤을 것이다.
현대가 2연패를 거둔 올시즌 프로농구는 심판들의 자질향상과 관중동원 등 전체적인 면에서 성공작이라 할만 하다.
다만 플레이오프서 지방경기를 축소시키고 서울경기를 늘렸다는 점이 `옥에 티'라 하겠다.
또 선수들의 기술향상이 답보상태임에도 뚜렷한 신인발굴을 못한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었다.
서장훈 현주엽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바람에 빛을 보지 못했고 신기성만이 그나마 돋보이는 정도였다.
장래성있는 신인을 발굴하는데 KBL（한국농구연맹）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