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겨드랑이 배팅글러브 끼고 독특훈련
기사입력 1999년 04월 16일 14시 29분
해태 `신세대 거포' 이호준（23）의 프리배팅을 지켜보면 한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바로 왼쪽 겨드랑이에 수건이나 장갑을 낀 채 배팅훈련을 한다는 것.
방망이를 휘두른뒤에도 희한하게 겨드랑이에 낀 수건이나 장갑은 접착제로 붙여놓은 것처럼 바닥으로 떨어지질 않는다.
이 훈련을 시작한 것은 겨울훈련부터.
이호준은 작년 팀내 최다홈런（19개）과 최다타점（77개）을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허점이 있었다.
바로 배팅할때 왼쪽 팔꿈치가 위로 들리는 습관.
때문에 변화구가 들어오면 타격밸런스가 흐트러지는데다 몸쪽 공 공략도 어려웠다.
이 단점을 고치기 위해 김성한 타격코치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바로 `장갑 타격'.
"왼쪽 겨드랑이에 장갑을 끼고 스윙하는데 만약 장갑을 땅에 떨어뜨리면 가만히 안놔두겠다"며 이호준에게 엄포를 놨다.
장갑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왼쪽 어깨와 팔을 잔뜩 몸 안쪽으로 붙이다 보니 조금씩 습관이 고쳐지기 시작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지금도 경기에선 가끔 팔꿈치가 들리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는 게 김코치의 얘기.
변화구 공략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특유의 파워배팅이 더욱 살아났다.
지난 4일 인천 현대전에서 날린 대타 결승홈런을 시작으로 9게임에 나가 벌써 5발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15일 광주 쌍방울전에서도 4회 좌월 1점아치를 그려내는 등 3게임 연속홈런으로 홈런 단독 선두.
이호준이 올시즌 홈런레이스의 `다크호스'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