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피아니스트 강충모-바흐 전곡 연주 도전
기사입력 1999년 04월 15일 15시 36분
피아니스트 강충모(38)가 5년간의 대장정에 나선다. 바흐의 건반악기 작품 전곡 연주. 국내외 통틀어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연주 시간만 총 23시간. 무모해보이기까지 한다.
"바흐는 서양 음악의 토대를 쌓은 음악가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심정으로 작업을 시작하는 겁니다."
바흐 서거 25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시작되는 이 음악회는 20일 `파르티타'(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를 시작으로 프랑스 모음곡, 평균율, 토카타, 이탈리안 콘체르토와 골드베르크 변주곡까지 이어진다. 매년 4월과 12월 두차례씩 모두 10회다.
서울대 음대 수석 입학, 피바디 박사과정 이수 중 교수로 채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연소 교수 임용 등 실력파로 인정받아 온 그이지만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워낙 분량이 방대한데다 암보(暗譜)도 어렵다.
"낭만주의 작품이 한 손은 멜로디, 한 손은 반주를 연주하는 반면, 바흐의 작품은 서너개의 멜로디 라인을 동시에 전개합니다. 서너명의 목소리를 동시에 전달하는 것과 비슷하죠."
악보 두장을 외우기위해 10시간을 연습한적도 있다. "간신히 외운 음표가 떨어져나갈까봐 머리를 흔들기가 두렵다"고 농담을 던지는 그는 과도한 연습이 주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지만 우회로를 택하진 않는다.
첫 레퍼토리를 유달리 까다로운 `파르티타'를 택한 것도 그렇다. 정공법이다. "매는 먼저 맞아버리자"는 심정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연주를 하겠습니다. 특별한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관객들을 부드럽게 설득시키고 싶습니다."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