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공 - 수 - 용병술 총체적 난국
기사입력 1999년 04월 15일 14시 10분
`농구 명가' 부산 기아는 이대로 몰락하는가.
비록 `예상은 예상일 뿐'이라고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전문가들의 전망은 "기아가 4승2패 정도로 우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4일 3차전서 10점차로 완패하면서 오히려 1승3패로 벼랑끝까지 몰렸다.
`항모' 기아가 `타이타닉'의 운명을 맞게 된 데는 우선 골밑 열세가 가장 큰 이유.
정규리그 5차례의 현대전서 기아는 평균 34.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현대보다 매게임 3개씩 더 잡아낸 것.
반면 챔프전 4게임서 평균 리바운드는 현대（34개）보다 오히려 적은 27.5개에 그쳤다.
리바운드가 많다는 얘기는 결국 공격 기회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의미.
경기마다 6차례 공격권을 덜 갖는 기아가 현대와 대등하게 맞서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리드와 윌리포드는 신장과 웨이트에서 앞선 현대 존스 맥도웰 콤비와 골밑 대결에서 완전히 밀렸다.
벤치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단기전에서 기아는 현대에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감독 1명이 작전 및 선수기용을 떠맡고 있어 코치 2명이 감독과 늘 머리를 맞대는 현대와는 게임이 되지 않았다.
승부의 고비에서 적절한 선수 교체나 작전 타임, 전술 변화가 부족했다.
1,2차전서 평균 84점이던 실점은 3,4차전서는 96점으로 12점이나 껑충 뛰었다.
공수전환이 느리고 수비 조직력이 완전히 허물어진 탓.
`식스맨'을 활용하지 않고 거의 주전들이 40분 풀타임을 뛰고 있어 경기 막판 급격한 체력저하도 두드러졌다.
윌리포드 김유택 강동희 봉하민 등의 예기치 않은 부상도 뼈아팠다.
15일 하루 휴식한 뒤 16일 5차전을 치르는 기아가 배수의 진을 치고 사면초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