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낚시터 티코-냉장고등 경품 과당경쟁
기사입력 1999년 04월 15일 14시 10분
티코를 낚는（?） 낚시터가 등장했다.
벤츠와 아파트 등을 경품으로 내건 대형 백화점들의 과당 경쟁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일부 낚시터들이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놔 화제다.
최근 고양시, 용인시 등지의 일부 유료 낚시터에서는 티코, 마티즈, 아토스 등 승용차와 냉장고, TV,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들이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붕어나 향어 등지느러미에 상품 이름이 적힌 금속 패찰이 붙어 있어, 해당 물고기를 낚을 경우 경품을 주는 것.
몇년 전에도 몇몇 실내 낚시터들이 경품 행사를 벌인 적은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경품 내용이 기껏해야 금반지 정도로 승용차가 경품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유료 낚시터의 입장료는 보통 2만∼3만원 안팎이지만 승용차가 걸린 낚시대회를 할때는 4∼5만원으로 비싸게 받는다.
그러나 `티코를 낚는 꿈'에 부푼 꾼들에게는 아깝지 않은 액수.
백화점의 경품 행사를 벤치 마킹한 이같은 낚시대회는 올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IMF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유료 낚시터들이 최근 경영난을 겪자 타개책으로 고안해 낸 것.
낚시터측은 경품 패찰이 붙은 물고기를 낚시꾼들이 보는 앞에서 방류해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그러나 승용차처럼 값비싼 경품은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 대부분 낚시꾼들의 경험담.
최문규씨（35．고양시 일산구 풍동）는 "거의 매주말 경품 낚시대회에 참가해왔지만 아직 티코를 낚았다는 사람은 못봤다"고 말했다.
경품 낚시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S모씨도 "정말로 승용차 패찰을 단 붕어가 낚인다면 그 손해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반문한다.
`티코'니 `마티스' 패찰을 단 붕어와 향어 등이 낚이는 확률을 줄이기 위해 일부 낚시터 관리인들은 갖가지 묘책을 짜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밑밥을 듬뿍 뿌려 두는 것.
이미 배가 빵빵한 물고기들이 지렁이나 떡밥을 거들떠 볼 리 없다.
파로호 등 가급적 먼데서 가져온 물고기에 패찰을 다는 것도 방법.
객지에서 금방 온 물고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3∼4일간은 먹이를 거의 먹지 않는다는 습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