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역시 이상민' …현대 1승 남았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5일 02시 37분
벙커에 꼭꼭 숨은 독일군의 기관총이 벌겋게 불을 뿜어대는데 미군 병사들이 우직하게 정면으로 돌격하다가 낙엽처럼 픽픽 쓰러지는 장면.
축구에서 중앙돌파와 농구의 골밑 1대1 공격은 모두 상대 수비보다 신체조건과 개인기가 탁월할 때나 가능하다.
기아는 3쿼터까지 73-71로 앞서고도 4쿼터 들어 4분이 넘도록 무득점에 그치면서 현대에 무려 17점을 내줘 완전히 흐름을 놓치고 말았다.
주범은 안되는줄 알면서도 무모하리만치 반복된 리드의 골밑 1대1 피봇플레이.
바스켓 오른쪽 밑에 대기하고 있던 리드가 패스를 받아 왼손으로 드리블을 하면서 맥도웰을 등으로 밀고 들어가다 홱 돌아서며 페이드어웨이슛을 노리는 작전이었다.
기아는 4쿼터 들어 무려 7차례 연속으로 똑같은 그림을 연출했지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힘에서 맥도웰에 밀려 불안정한 자세로 쏜 리드의 슛이 튕겨나오면 그때마다 맥도웰과 존스가 리바운드, 아웃렛패스를 해 속공으로 척척 연결시켰다.
3쿼터까지 특유의 원터치 패스로 현대 수비를 유린했던 기아 선수들은 어찌된 일인지 리드가 홀몸으로 `기관총 진지' 앞으로 돌진하는 모습을 뻣뻣이 서서 구경만 할 뿐이었다.
[ 박진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