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시즌 첫승… 7이닝 1안타 무실점
기사입력 1999년 04월 15일 02시 25분
경기전 두산 선수들은 덕아웃 중앙 석유난로 둘레에 삼삼오오 모여 손을 녹였는데 강병규（28）는 홀로 난롯가를 피해 앉았다.
"선발 투수가 추위나 타는 약한 모습을 보여줄수 없다"면서.
이를 악물고 나선 경기다.
개막전이던 지난 3일 부산 롯데전과 지난 7일 잠실 현대전 등 앞선 두차례 선발 등판서 한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2패를 안았다.
"삼세판인데 춥든 바람이 불든 오늘은 무조건 이긴다"고 장담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1회 시작하자 마자 무사 3루의 위기를 맞은 것이 오히려 각성제가 됐다.
정신이 바짝들었고 이후 더욱 신중하게 숨을 고르고 공을 던졌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가 모조리 잘 먹혔고 몸쪽, 바깥쪽 코너워크도 잘들었다.
7이닝동안 딱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 시즌 첫승째.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시름 많은 마운드에 오랜만에 효자노릇을 했다.
경기전에는 큰소리 꽝꽝 치더니 정작 이긴뒤에는 겸손하다.
"어제 선발 맞상대인 （김）상진이형과 함께 저녁 먹었는데 형이 한번 도와줬나봐요."
[ 잠실＝이승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