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문환-만화가들의 결혼 이야기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4시 51분
만화계의 발바리. 일명 '재발이'로 통하는 이재석이 지난 10일 결혼했다. 나이는 예수나 석가가 세상에서 모든 것을 이룬 33세.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결혼의 목적은 그 역시 '쌈박한' 사랑이야기 하나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리라.
10년 넘게 사귄 윤선민씨와 결혼한 그의 결혼식장에서 재삼 실감한 것은 만화가들의 배우자 선정 기준이 유난히 까다롭다는 것. 즉 탤런트 뺨치는 미모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을 그리는 심미안 탓일까. 만화가의 부인들은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허영만 배금택 김수정 김철호씨. 그 후배들로는 이충호 조재호 권성재 임동재 등을 꼽을 수 있다. 더불어 그들 부인들은 남편의 명성과는 달리 알뜰하고 헌신적이다.
만화 '아웃복서'로 잘 알려진 장태관의 부인을 보면 요즘도 저런 아내가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시댁 식구들에 대한 배려가 정말 남다르다. 홀시어머니에게 친딸 이상의 애정을 보이는 것은 물론 공경함에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다.
그것은 남편인 만화가들이 어렵게 살아 피붙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인들의 천성이 곱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혼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만화가들은 비교적 조혼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자립이 어느 직업인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이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부생활을 시작하는 작가도 있다.
서른 살도 안돼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식들을 데리고 외출을 했다가 '조카가 삼촌을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다. 마흔 살 갓 넘었을 때, 대학생 아들 친구에게 '큰 형님' 소리를 들은 김모, 하모씨의 이야기는 만화계의 조혼 풍습을 알려주는 유명한 일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