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사진작가 구본창씨 4년만에 개인전 '흐름' 열어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4시 51분
현대 한국사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 구본창씨(46).
그가 확 달라진 사진으로 4년만에 팬들을 만난다.
서울 청담동 원화랑에서 17일부터 30일까지 갖는 여덟번째 개인전 `흐름(Flow)'전.
최근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바빴기에 이번 전시에 쏠리는 눈길은 뜨겁다. 소재도 박제된 새, 시계, 사람의 손과 발에서 흙과 나무, 물의 자연으로 탈바꿈했다. 이제까지 강한 이미지, 강한 조형성으로 승부했다면, 이번엔 마치 회화성 짙은 드로잉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유연하다.
"구본창 사진 맞아?"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글쎄, 이젠 버릴 건 버리고 내속에 스며든 이야기를 끄어내게 되네요. 나이탓인지(웃음) 한걸음 물러나 `생명의 순환 질서'를 바라봅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멸돼가는 것에 대한 연민과 관심은 여전하다. 단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침묵속에서 흙이나 물, 나무를 통해 생명의 순환 원리를 발견한 것이 다를 뿐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전의 강한 시각적인 매력 대신 조용히 자신의 내면과 삶에 대해 성찰하도록 안내한다.
출품작은 150×100㎝의 큰 작품 15점을 포함, 모두 29점. 여기엔 독특하게도 물에 대한 변형된 이미지 네가지를 각각 3분씩 담은 비디오 작품도 끼어있다.
"언젠가 영화 한편 찍고 싶다"는 그의 첫 동영상 작품인 셈이다.
사진전문화랑도 연 그는, 올 1∼3월 영국 런던의 세인트 마틴 스쿨 객원교수로, 12일 개막한 도쿄사진비에날레 초대작가로 참가했다. 2000년엔 영국 탈보트뮤지엄 개인전, 덴마크 아루스의 갤러리 이미지에서 개인전이 예약돼있다. (02)514－3439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