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이동갤러리에서 먹고자고-이진경 이색전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4시 51분
작가가 전시장 안에서 자고 먹고 생활하면서 관람객과 만난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 1동 산125 소재 계원조형예술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이동 갤러리 `Coca'.
두번째 개인전 `물'전을 열고 있는 여성작가 이진경씨(32)는 콘테이너를 개조한 이 갤러리에서 아예 살림을 차렸다. 물론 전시 끝날인 20일까지.
흰벽에 작품만이 걸리는 보통 전시장 풍경과는 판이하다. 물론 주제에 맞는 기존 작품이 있긴 하다. 지붕위에 서체의 한 획처럼 흐르는 물을 정형화시킨 조형물이 붙어있고, 세평쯤 되는 실내 벽에 물의 속성을 암시하는 부드러운 인조밍크(흰색, 파란색) 작품이 걸려있다.
그러나 작가의 옷가지, 커텐, 물감과 그리다 만 캔버스, 책상, 의자, 생활용품, 게다가 이부자리까지 깔려있다. 작가의 침실과 아틀리에, 갤러리가 공존하면서 열린 공간을 만들고 있다.
맨얼굴에 일상복차림으로 관객과 만나 거리낌없는 대화를 나누는 작가는 "나 자신의 변화를 관찰하고, 오고가는 관람객들을 보면서 새로운 체험을 작품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즐거워한다.
갤러리와 작가, 작품, 관객이 갖는 전통적인 관계, 고정관념이 해체되고, 새로운 방식의 관계맺기가 시도되는 실험적인 전시인 셈이다.
이씨는 포천군 고모리의 레스토랑 `물'의 인테리어, 쌈지의 카타로그 등을 제작했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Coca'는 5월중순부터 6월초에는 여의도, 청담동 등지에서 이동 전시를 하게 된다. 김미진씨가 전시를 기획했다. (0343)20－1700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