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게임 조율에 골잡이까지 '바쁘다 바빠'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2시 41분
`그라운드의 여우' 윤정환（25．SK）이 `겹치기 출연'으로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고 있다.
게임메이커가 주임무인 그가 골잡이 역할까지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드필드를 휘저으며 볼배급을 맡고 있는 윤정환이 1인2역을 하고 있는 까닭은 뭘까.
바로 SK의 아킬레스건인 스트라이커 부재 때문이다.
SK는 윤정환 이을용 김기동 등 미드필드진이 두터운 반면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때려줄 골잡이가 없다.
지난해 9골을 넣으며 간판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던 곽경근은 허벅지 부상으로 벤치에 앉아 있고 신인 이성재（23．고려대졸）는 아직 미덥지가 않다.
때문에 SK 조윤환감독은 미드필더 윤정환에게 "직접 골을 넣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윤정환은 지난 10일 대전과의 경기서 양팀 가운데 가장 많은 10개의 슈팅을 터트렸다.
SK의 전-후반 슈팅수가 18개임을 감안하면 그의 활약상을 감잡을 수 있다.
그는 후반 20분 미드필드에서 찬 프리킥을 PA 안쪽의 이성재에게 연결, 결승골을 뽑게하는 수훈을 세우기도 했다.
"역시 제 전공은 어시스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드필드에서 볼을 나꿔채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팀 선수들이 보이지 않으니…."
`천재 미드필더' 윤정환에겐 이제 `고독한 황태자'라는 별명을 붙여줘야 할 것 같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