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축구 심판들 스트레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2시 41분
대부분의 축구심판들은 경기를 2∼3일 앞두고 부부관계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신분때문에 심판직에 가장 큰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국제심판 박해용씨（43）가 최근 중앙대 심리학과 박사논문 `심판들의 직무 스트레스와 탈진관계:척도개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박해용씨는 "심판들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경기 전날 부부관계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면서 "경기장 곳곳을 누벼야 하는 주심요원들은 3일전부터 아내와 잠자리를 피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가정 불화를 빚고있는 심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스포츠과학이나 의학계에서 섹스와 경기력에 관한 정확한 상관관계는 발표된 적이 없지만 일선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경기시작 48시간 전부터는 섹스를 하지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는 선수들과 함께 뛰는 심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면서 "심판들이 경기 전날 부부관계를 금기시하는 것은 체력적인 면 외에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모심판은 경기 전날 부부관계를 한 후 집중력이 흐트러져 오심을 한 경우가 있다고 실토했다.
심판들은 이밖에 선수들이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거나 감독들이 판정에 대한 불만 표시로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일 때 가장 큰 비애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지난 94년 미국월드컵에서 심판（부심）으로 활약했던 박해용씨는 서울대 체육과 출신.
중앙대 심리학과 유 진 교수의 권유로 최근 `심판들의 스트레스 원인 및 대처방식'이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