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집] 5경기 방어율 2.35 '현대의 확실한 미들맨'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2시 41분
선발은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았고, 중간은 믿음을 주지 못한다.
`투수왕국' 현대 마운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왼손 김홍집（28）이 외롭게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시즌전만 해도 김홍집은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던 평범한 중간계투요원.
화려한 선발진용과 이적생 임선동, 특급 신인 박장희에 모든 시선이 모아졌을 뿐 그의 훈련모습은 철저히 그늘속에 묻혔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열리자 돌발변수가 나타났다.
철석같이 믿었던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나가 떨어졌고, 중간계투요원들은 나갔다 하면 얻어 터지기 일쑤였다.
예상밖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현대가 그나마 4할대의 승률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김홍집의 왼쪽 어깨 덕분이다.
개막전에서 해태에 9대2로 크게 이긴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2승은 김홍집의 감칠맛 나는 투구에서 비롯됐다.
5경기에 나가 7⅔이닝을 던져 방어율 2.35.
지난 11일 군산 쌍방울전에선 2년여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원래 컨트롤은 흠잡을 데 없었는데다 올시즌 들어선 직구 최고시속이 140㎞를 넘어설 만큼 전성기때의 투구를 되찾고 있다.
김시진 투수코치는 "요즘 같아선 김홍집 한명만 빼고 모든 투수들을 갈아 치웠으면 좋겠다"고 투덜댈 정도다.
김홍집의 주가가 치솟으면서 현대 덕아웃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홍집이 올라갈 준비됐냐? 끝내버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