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쌍방울 당일치기에 얽힌 사연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2시 41분
쌍방울은 올해 광주 대전 청주 원정경기를 `당일치기'로 소화한다.
전주에서 광주 대전은 1시간30분, 청주는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아무리 IMF팀 쌍방울이라 해도 청주 야간경기까지 하루만에 왕복한다는 것은 무리다.
작년 쌍방울은 돈이 없어 4,5월 두달간 광주 대전 원정경기를 하루만에 해치웠다.
그때도 거리가 먼 청주는 인근호텔에서 잠을 잤다.
결국 잦은 이동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치자 6월부터는 모든 원정경기를 현지서 숙박했다.
지난 13일 김성근감독은 광주 대전 청주 원정경기 당일치기를 구단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구단은 모그룹에서 7월까지의 운영자금이 지원돼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말리고 나섰으나 김감독은 결심을 굳힌 상태다.
김감독이 이런 `초강수'를 두는 이유는 뭘까. 구단과의 `감정의 골' 때문이다.
김감독은 작년 12월 구단이 김기태－김현욱을 삼성에 현금트레이드 시킬 당시 "절대 안된다"며 얼굴까지 붉히며 결사항전했다.
하지만 기둥같던 두선수는 결국 사자유니폼을 입었다.
8개구단 최소의 등록선수（42명）론 버겁다며 이연수 매니저를 선수겸 매니저로 쓰겠다고 하자 구단은 `남부끄러운 일'이라며 극구 말렸다.
김감독은 "매일 턱없이 부족한 선수를 데리고 야구하는 내가 더 비참하다"며 발끈했다.
섭섭함이 분노로 번진 상태다. 부족한 선수, 사기가 떨어진 돌격대.
쌍방울은 안팍으로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중이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