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NHL '살아있는 전설' 웨인 그레츠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12시 41분
한 방송인의 말 한마디가 NHL（미프로아이스하키） 링크를 확 달궈놨다.
살아있는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 그레츠키（38．뉴욕 레인저스）의 은퇴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뉴욕 레인저스의 해설자 존 데이비슨은 폭스 TV가 중계한 디트로이트 피츠버그와의 경기 도중 불쑥 이렇게 말했다.
"웨인의 측근들은 오는 일요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레인저스와 피츠버그의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그의 은퇴 무대가 될 거라고 느끼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이 말의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했다. 하루도 안돼 모든 언론의 NHL 담당 기자들이 웨인의 은퇴 여부를 다루는 기사를 토해내기 시작한 것.
토론토와 뉴욕의 언론들은 "웨인이 오는 일요일 경기 티켓을 엄청나게 구입하고 있다"며 "그레츠키가 이번에 틀림없이 은퇴할 것 같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레인저스와 팜파 베이의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은 "웨인, 가지 말아요."와 같은 피켓을 경쟁적으로 내걸었다. 또 수많은 팬들이 이날 레인저스의 사무실로 전화해 "웨인이 내년 한해 더 뛰어야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중요한 것은 웨인 개인의 의사가 어떠냐는 것.
웨인은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이 문제가 핫 이슈가 돼 당혹스럽다. 솔직히 수천가지 생각이 든다. 가족과 상의해 며칠내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웨인이 은퇴를 염두에 두게 된데는 이유가 있다.
웨인은 목부상으로 223 경기 연속 출전의 기록이 끊긴 채 올시즌 11 경기나 벤치에 앉아 있어야했다.
이로 인해 96년 입단한 레인저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됨에 따라 승부사인 웨인의 자존심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웨인은 9골을 넣어 프로입문 20년 통산 1072골을 기록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브랜트포드 출신인 웨인은 93@94시즌에 802골을 넣으며 전설적인 하키 영웅 `고디 호웨'의 기록을 뛰어넘기 시작, 지금까지 득점왕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