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 긴장된 코트서 터진 폭소탄 감초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01시 19분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뛰는 챔피언결정전에도 웃을 일은 많다.
현대-기아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관중들은 세번 폭소를 터뜨렸다.
두번은 기아 봉하민이, 한번은 심판들이 웃음을 선사했다.
현대가 14-10으로 앞선 1쿼터 5분30초.
공격제한시간 3초를 남기고 아웃오브바운드를 위해 엔드라인밖에서 볼을 잡고 선 현대 이상민.
휘슬은 울렸지만 기아의 수비진이 맨투맨으로 막고 서서 파리채처럼 팔을 휘둘러대는 바람에 줄 곳이 마땅치 않자 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서있는 기아 봉하민의 등짝에 볼을 톡 맞혀 떨어뜨린 뒤 잽싸게 다시 잡아 레이업으로 연결시키는 `여우짓'을 했다.
얼떨결에 스타일을 구긴 봉하민에게 이번엔 뜻밖의 행운이 찾아들었다.
1쿼터 6분22초 공격 리바운드를 다투다 넘어져 바스켓 왼쪽에 `책상다리'로 멍하니 앉아있는데 윌리포드의 손에 맞은 공이 머리위로 떨어졌다.
"웬떡이냐" 싶은 봉하민이 앉은채로 배구의 세터가 토스를 해주듯이 두손으로 볼을 툭 쳐올려 주자 윌리포드가 팁인 레이업.
4쿼터 38초를 남기고는 두 심판의 자존심 싸움이 눈요깃거리였다.
기아 리드의 골밑슛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 현대 유도훈이 뒤에서 달려들다 충돌하자 톰슨 주심은 파울로 판정해 자유투 2개를, 김철환 부심은 바스켓카운트에 보너스 원샷을 선언해 판정이 엇갈렸다.
톰슨 주심이 예의 미간을 잔뜩 찌푸린 무서운 얼굴로 `V'를 그려 자유투 2개를 재차 선언하자 김부심은 질세라 휘슬을 삑삑 불어대며 바스켓카운트를 고집했다.
그러자 손톱도 안 들어가는 `칼판정'으로 유명한 톰슨 주심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바스켓카운트를 인정하고는 슬며시 골밑으로 도망가 버렸다.
[ 박진형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