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코트비전] 현대, 속공으로 기아체력 분쇄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01시 19분
우선 대전 2차전 홈코트에서 다 이긴 경기를 막판 실책으로 놓쳐 푹 가라앉은 팀분위기를 추스려 어린 선수들이 전혀 위축당하지 않고 원정경기서 제 기량을 펼치게 한 신선우 감독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현대는 1차전 승리의 주요인이었던 리바운드를 보강했고 특히 맥도웰을 최대한 활용한 공격루트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흔히 구기 경기는 수비를 최선의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본인 또한 이 이론에 동의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최상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전략 역시 간과해선 안된다.
이 원리에 따라 현대는 맥도웰을 공격의 선봉장으로 세웠고 이를 수비하던 기아의 윌리포드와 리드는 자신들의 공격 밸런스를 잃어버리고 급기야는 4쿼터에서 파울트러블에 걸려버렸다.
3쿼터들어 이를 간파한 박인규감독이 수비를 더블팀으로 바꾸고 김영만을 활용한 공격을 펼쳐 약간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미 기가 오른 현대의 젊은 패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리드하고 있을 때 항상 소극적인 선수기용으로 상대의 반격을 허용하던 현대의 선수기용도 오늘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거세게 밀어붙임에 따라 기아의 아킬레스건인 체력감소를 더한층 가중시켜 버렸다.
결국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손자병법대로 현대는 자신의 최대강점인 맥도웰의 골밑돌파, 속공에 의한 추승균 조성원 살리기, 그리고 기아의 최대약점인 노장선수들의 체력감소를 철저히 파고든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상민의 볼 소유시간이 너무 많은 점.
반면 기아는 현대의 속공을 저지할 전략을 펼치고 자신의 강점인 노련미, 그리고 윌리포드와 리드의 제공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의 개발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