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대표팀] '세계 벽 실감…뼈아픈 경험했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4일 01시 19분
99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청소년 대표팀이 13일 오후 4시50분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했다.
1승2패로 16강진출에 실패한 청소년팀은 기대에 못미친 성적탓인지 굳은 표정으로 김포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왔으나 마중나온 200여 소녀 팬들의 사인공세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청소년팀은 입국장에서 해단식을 갖고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번 대회에서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이동국（포항）과 김은중（대전） 설기현（광운대）을 만나 소감을 들어봤다.
◇김은중
－이번 대회에서 골도 못넣고 어시스트도 기록하지 못했는데.
♣대회개막을 20여일 앞두고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해 제대로 연습을 하지못했고 그 결과 경기감각이 떨어졌다. 또 D조의 다른 국가 선수들에 비해 개인기가 처진다고 느꼈다.
－어느 경기가 제일 힘들었나.
♣첫 경기인 포르투갈전이다. 국제경기 경험이 적어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나이지리아에서 있는 동안 불편했던 점은.
♣출발하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막상 현지에서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앞으로의 일정은.
♣부상당한 오른쪽 허벅지가 좋지 않다. 일주일 정도 동두천 집에서 휴식을 취한 뒤 프로게임에 나설 계획이다. 프로무대에선 보다 성숙해진 플레이를 펼쳐 보이고 싶다.
◇설기현
－말리전에서 2골1어시스트를 터트렸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 앞서 벌어진 2경기서 1골도 못넣은 것을 만회했기 때문에 하늘을 날듯한 기분이었다.
－12일 말리전에 앞서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이 비겨 16강 탈락이 확정됐을 때의 심정은.
♣그래도 희망을 가졌는데 솔직히 참담했다. 동료들 모두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조영증 감독이 1승이라도 올리자고 독려해 말리전에서 이를 악물고 싸웠다.
－16강 패배의 원인은.
♣골결정력이 떨어진 게 가장 큰 패인이다. 또 처음 맞붙는 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졌던 것 같다. 잘싸우고도 패배한 우루과이전은 미련이 많이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시설과 음식이 너무 안좋아 이중으로 고생을 했다.
◇이동국
－지금 심정은.
♣아쉬울 뿐이다. 열성적인 팬들을 보니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 뿐이다.
－이번 대회 플레이를 자평한다면.
♣골결정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우루과이전 때 슛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튀어 나오는 등 몇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것엔 한이 맺힐 정도다.
－조감독으로 부터 말리전 선발제외 통고를 들었을 때 기분은.
♣후반에 쓰겠다는 감독님의 말을 듣고 전술을 바꾸는 것으로 이해했다. 앞의 경기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후반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죽을 각오로 뛰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축구강국의 스트라이커들을 보고 느낀 점은.
♣무서울 만큼 골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아프리카 선수들의 고무공 같은 탄력과 스피드도 인상 깊었다. 연습을 통해 이런 점들을 빨리 몸에 익힐 생각이다.
[ 김포공항＝송진현 신향식 서태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