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주인 못찾아 '애물단지' 신세
기사입력 1999년 04월 13일 14시 12분
"역마살 낀 진돗개인가봐."
프로축구연맹이 지난달 20일 수원에서 벌어진 슈퍼컵때 경품으로 내놓은 진돗개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 진도에서 태어난 이 개는 진돗개를 형상화한 K리그 마스코트 `킥키기'를 기념해 대한애견협회에서 협찬한 5마리중 1마리.
슈퍼컵때 당첨자들이 나타나지 않자 프로연맹은 경품으로 쓰라며 지난달 28일 대전 시티즌에 2마리를 넘겨줬다.
대전은 지난 4일 대우와의 홈개막전때 경품으로 내놨으나 당첨자는 또 나타나지 않았다.
7일 포항전때엔 1마리는 찾아갔지만 1마리는 끝내 주인이 나오지 않아 `고아'가 돼 버린 것이다.
하루에 마리당 5000원씩 지불하고 동물병원에 맡겨오다 마지막 남은 1마리는 경비절감을 위해 부여에 있는 유운호 주무의 처가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러던중 8일엔 진돗개가 탈출해 하룻밤 외박을 하는 소동을 빚었다.
"귀한 손님을 잃어 버리면 안된다"면서 온 동네사람들이 밤새도록 찾아나선 것은 물론.
다행히 진돗개는 이튿날 오전 대나무숲에서 웅크리고 앉아있는 채로 발견됐다.
14일 삼성전에서도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이 진돗개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만약 수원에서 온 삼성 서포터스가 당첨되면 진도에서 서울과 수원, 대전, 부여를 거쳐 수원에 최후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이 진돗개의 운명이 프로축구계의 또다른 관심거리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