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PCS와 맞바꾼 '1억 우주여행'
기사입력 1999년 04월 13일 14시 12분
"호출기를 PCS로 바꾸지만 않았어도…."
1억원짜리 경품 추첨에 당첨됐으나, 연락이 안된 바람에 행운을 놓쳐버린 여대생 이혜숙양（21．동서울대 2년）의 안타까운 넋두리.
이양은 3월 초에 서울 동대문상가에 있는 패션타운 밀리오레가 내건 `한국 최초의 우주여행 기회를 잡아라'는 고객 사은행사에 응모했다. 그때 이양은 연락처로 호출기 번호를 적어놓았다.
우주여행 경비 1억원이 걸린 이 행사엔 25만5천여명이 응모했는데, 지난 달 28일 이양이 행운의 당첨자로 뽑혔다. 그러나 이양은 3월 중순에 호출기를 PCS로 바꿨기 때문에 연락이 되지 않았다.
밀리오레측은 하는 수없이 당첨자 무효처리 시한인 5일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자, 8일 재추첨을 통해 새 당첨자를 뽑았다.
일이 더욱 꼬이느라 그랬는지, 이양은 뒤늦게 8일자 모스포츠 신문과 일간지에 난 당첨 기사를 보고 너무 반가워 밀리오레측에 연락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8일자로 배달된 모 스포츠신문에는 밀리오레측에서 1∼2일 더 기다려보겠다는 코멘트가 있어서 9일 연락을 해도 될 줄 알았는데 8일에 재당첨자를 뽑았다고 하더군요."
너무 큰 아쉬움에 며칠 밤을 뒤척이던 이양은 밀리오레를 찾아가 마지막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밀리오레측은 "5일이 마감 시한이었고 7일까지 이틀 동안 더 연장했었다"며 "8일 재 당첨자가 나온 마당에 이양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번복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양은 "연락이 안된 것은 내 불찰이지만 그래도 너무 아쉽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밀리오레 홍보실의 류도원 차장은 "딱한 사연이지만 현재로선 해결 방법이 없다"면서 "어차피 이번 경품이 고객들을 위한 행사였던 만큼 이양에게 회사 차원에서 보상해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돼지꿈이나 용꿈을 꿔도 되기 힘들다는 1억원의 경품을 손에 넣었다 놓쳐버린 이양이 `꿩 대신 닭'이라도 잡을 수 있을지 그 또한 이양의 `운세'.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