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이주형-장형 '아름다운 체조형제'
기사입력 1999년 04월 13일 14시 12분
"형. 이번엔 내 차례야." "미안하다. 아우야. 그게 잘 될까…."
이주형（26）-장형（25） 형제.
오는 23일 열리는 남자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체조인들의 관심이 이들 형제의 대결에 쏠리고 있다.
10년째 대표 생활을 해온 형은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 직후 발목 통증이 도져 태릉 입촌을 포기하고 현재 소속팀인 대구은행 서울숙소에서 묵으며 모교인 한양대 체조경기장에서 `나홀로 훈련'을 하고 있다.
아직 발목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 무리한 훈련은 삼가고 있다고.
반면 92년부터 대표 생활을 시작한 동생은 태릉선수촌에서 먹고 자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에선 형이 약간 앞선다.
형은 90년 북경아시안게임 평행봉 금메달, 도마 은메달을 딴데 이어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도마 동메달을, 지난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선 철봉 동메달을 땄었다.
이에 비해 동생은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때 안마 금메달을 딴 게 전부다.
체조에 대한 오기 또한 형이 강하다. 형은 지금까지 곁눈질 한번 않고 한 우물을 파 왔지만 동생은 부상의 충격으로 잠시 외도를 했다가 복귀했다.
이 때문일까. 동생은 알게 모르게 형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늘 형의 뒤를 좇아 왔기에 이번에는 기필코 형을 추월하겠다는 각오다.
이들 형제는 팔이 길다. 그 탓인 지 형（1m63, 62㎏）의 특기는 철봉과 평행봉, 동생（1@62, 57㎏）의 장기는 안마다.
형제의 목표는 올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연금점수 20점을 채우는 것. 20점이 되면 대구에 살고 있는 부모님 통장에 매월 20만원씩을 입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형은 19점, 동생은 13점이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