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스타크로 대학가 수면부족 비상
기사입력 1999년 04월 12일 14시 26분
'밤 새지 말~란 말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PC게임 스타크래프트에 중독된 대학생들이 수업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게임에 탐닉,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금 대학가에는 누구도 못말리는 '스타크래프트 증후군'이 만연해있다.
스타크래프트 증후군의 가장 일반적이면서 대표적인 부작용은 게임방에서 밤을 새운 학생들이 오전 수업시간에 못 들어오는 것.
최근 모 대학에서는 남학생들의 첫 교시 결석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사연을 알아본 결과 결석생의 90％ 이상이 게임방에서 밤을 샌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H대 조교 김규동씨(29)는 "가까스로 수업에 참석한다해도 앉자마자 조는 학생은 밤새도록 미지의 게이머와 가상 전쟁을 벌인 스타크 마니아라고 보면 틀림없다"고 말한다.
대학가 앞에 즐비한 PC 게임방 이용객의 90％ 이상은 대학생.
신촌 N게임방의 정모씨(25)는 "몇 안되는 고교생들은 늦어도 12시쯤이면 자리를 뜨는 반면 대학생들은 새벽 2∼3시가 피크타임"이라며 "아예 게임방에서 등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 고시 1차에 패스한 대학생이 스타크에 빠져 이후 시험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만큼 스타크는 일단 중독되면 술이나 담배처럼 끊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학보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94％(남 97.6％, 여 90％)의 학생들이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알고 있으며 일단 시작하면 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54％에 달했다.
이쯤되자 최근엔 경찰이 아침에 게임방을 돌며 스타크래프트 중증 중독자들을 깨우러 다니는 해프닝도 일어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범용씨(이범용 신경정신과)는 "정도를 지나치는 것이 항상 문제"라며 "스타크래프트 게임 자체는 상상력과 함께 한꺼번에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멀티태스킹 능력 등을 키워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으나 술이나 도박처럼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탐닉한다면 정신과적 치료도 고려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