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동병상련의 노먼-올라사발
기사입력 1999년 04월 12일 14시 26분
챔피언 퍼팅을 마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18번홀 그린 위에서 같은 조의 그레그 노먼과 한참동안 진한 포옹을 했다.
그리고는 눈물을 흘렸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두 스타플레이어 올라사발과 노먼.
국적도 틀리고 나이도 11세나 차이가 났지만 골프로 만난 이들은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해주는 사이였다.
올라사발은 지난 95년 가을 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18개월 동안 필드를 떠났었고 노먼 역시 지난해 4월 어깨 부상으로 클럽을 놓아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올라사발이 부상을 당했을 때 노먼은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편지로 빠른 쾌유를 바랬다.
노먼이 어깨 수술을 받았을 때도 올라사발이 그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었다.
그런데 이들은 공교롭게도 99마스터스의 파이널 라운드 마지막 조서 맞붙게 된 것.
동병상련이긴 하지만 `그린 재킷'을 놓고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지난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무관행진을 벌이고 있었던 올라사발은 이번 기회를 절대로 놓칠 수 없었고 노먼 역시 이 대회서만 세차례나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기 때문이다.
13번홀서 노먼이 이글을 기록하자 올라사발은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게임에 몰두, 버디퍼팅을 성공시켰다.
결과는 `떡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지난 94년 한차례 그린 재킷을 입어본 올라사발의 승리였다.
노먼은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를 1년이나 더 기다려야 하게 됐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