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올라사발 '오거스타의 영웅'
기사입력 1999년 04월 12일 14시 26분
[오거스타(미국)=외신 종합] 오거스타의 신(神)은 70번째 홀에 가서야 우승자를 점지했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33.스페인).
95년과 96년에 걸쳐 18개월 동안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하며 결국은 두개의 발가락을 잘라야 했던 올라사발은 마지막 라운드 파3의 16번홀에서 티샷을 홀컵 1m 거리에 붙이며 버디를 낚아 마스터스 우승을 결정지었다.
지난 94년에 이어 두번째로 그린 재킷을 입게 된 순간.
올라사발은 12일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벌어진 마지막라운드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미국의 데이비스 러브 3세를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초반 3-4-5번홀 연속 보기로 인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던 올라사발은 6번홀(파3)서 티샷을 핀 오른쪽 1.5m 지점에 붙이며 우승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
5~6명의 선수가 선두권에서 오르내리며 혼전을 거듭하던 중반부 올라사발은 10번홀(파4)서 4m짜리 퍼팅을 버디로 연결하며 한타를 줄였다.
'아멘코너'인 13번홀(파5)서는 같은 조의 그레그 노먼이 투온에 성공, 이글을 잡아내 흔들릴 법도 했지만 차분히 스리온, 5m 가량의 버디퍼팅을 홀컵에 넣었다.
올라사발은 이 홀서 같이 공동선두가 된 노먼이 14-15번홀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무너지자 16번홀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홀컵 오른쪽 상단을 겨냥해 티샷, 볼은 홀컵을 훨씬 지나 떨어졌지만 내리막 경사를 타고 흘러 내려와 홀컵 1m 지점에 멈춰섰다.
17번홀에선 티샷이 왼쪽 소나무 사이로 떨어져 위기를 맞았지만 과감하게 그린을 향해 볼을 쏴 파세이브를 했고 마지막 홀서 1m 짜리 챔피언 퍼팅(파퍼팅)을 일궈냈다.
올라사발과 끝까지 경쟁을 펼쳤던 노먼은 이날 1오버파 73타에 그쳐 합계 5언더파 283타로 러브 3세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3라운드서 7개홀 연속버디 신기록을 세운 스티브 페이트(미국)는 합계 4언더파로 봅 에스테스(미국)와 공동 4위를 이뤘고 올시즌 이미 4승을 거둔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합계 3언더파로 '왼손잡이' 필 미켈슨(미국) '영국의 신예' 리 웨스트 우드,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와 함께 공동 6위를 했다.
이밖에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1오버파로 공동 18위, 지난해 챔피언인 마크 오미라(미국)도 6오버파로 공동 31위에 그쳤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