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탱크투혼' 감기몸살 불구 2루타
기사입력 1999년 04월 12일 14시 02분
감기몸살도 탱크의 강철같은 투혼은 막지 못했다.
롯데 박정태（30）가 시즌 초반 자기와의 맹렬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밤 머리에 물수건을 얹고 고열과 싸우면서도 야구장에서는 클린업타선의 도화선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 LG전, 3－4 1점차로 뒤지던 8회초.
선두 3번 박정태는 "으랏차!"하는 기합과 함께 차명석의 초구를 밀어쳤다.
바깥쪽 높은 공이었지만, 워낙 배트스피드가 빨라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우월 2루타.
사상 첫 개막 7연승이란 신기원을 이끌 무사 2루의 결정적인 찬스가 후속타불발로 무산되긴 했지만, 3루측 롯데팬들은 후반 터진 박정태의 한방에 "졌지만 잘 싸웠다"는 가슴후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11일 현재 7경기서 타율 2할1푼4리（28타수 6안타）에 3타점.
기둥타자로는 저조한 성적이지만 중요한 사실은 박정태의 타격감각이 막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팀이 6연승을 거둔 지난 10일 경기서는 1,5회 단타와 2루타로 진루한 뒤 4번 호세의 후속타때 홈을 밟으며 공격의 실마리를 제대로 풀어나갔다.
박정태의 진가는 타석에서만 발휘되는 게 아니다.
올해부터 코칭스태프보다 더 무서운 `군기반장 겸 주장'을 맡아 쉴새없이 동료선수들에게 자신의 악바리근성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작년까지 2년 연속 꼴찌에 그쳤던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씻고 초반 폭풍질주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박정태의 노력이 컸다.
"이깟 감기몸살 정도로 주춤한다면 `탱크'가 아니죠. 새로운 연승행진의 한복판에 다시 서겠습니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