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코트비전] 기아, '트리플 포스트' 위력적
기사입력 1999년 04월 12일 00시 43분
챔프 2차전 관전평
1차전과 달리 기아는 강동희를 스타팅멤버로 기용하는 `안전운행'으로 초반 분위기를 잡아나간 것이 우선 눈에 띄었다.
전날 가진 1차전서는 초반 강동희를 벤치에 앉혀놓는 바람에 막판까지 그 점수차가 기아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 윌리포드와 리드가 수비리바운드에 치중, 1차전과 달리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은 것도 기아의 승리에 큰 몫을 했다.
농구란 스포츠는 돌출변수가 없는 한 제공권을 틀어쥔 팀이 이기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반면 현대는 3쿼터부터 기아가 김유택을 투입하며 뽑아든 `트리플포스트 카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공-수의 핵인 추승균은 장신센터 김유택의 수비에 막혀 기를 펴지 못한데다 파울트러블까지 걸렸고, 이같은 심리적 부담이 막판에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기아가 기동력이 떨어지는 `트리플포스트'로 나왔을 때 현대는 특유의 속공으로 더욱 거세게 몰아붙일 필요성이 있었는데 정상적인 플레이만을 고집하다 3쿼터에 추격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또 3쿼터 막판 3반칙에 걸린 맥도웰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지홍을 투입했는데 맥도웰이 빠지자 공격전술이 급격히 단순해지는 약점까지 노출했다.
챔피언결정전처럼 큰 경기는 대부분 종료 3분을 남기고 승부가 판가름 난다.
`막판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팀은 결코 이길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입증해 준 한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