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채널마다 '벗기기' 경쟁 치열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30분
케이블TV(PP)가 4월 들어 거의 전 채널에 걸쳐 선정성을 위주로 한 방송프로그램을 일제히 내며 시청률 파행경쟁을 펼치고 있다.
예년에 없던 이같은 파행경쟁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4월중 PP의 시청률조사를 한다'고 알려지면서부터. 시청률 조사에서 순위가 낮으면 PP의 주수입원인 가입자들의 수신료 배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생사를 건 선정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장 의외의 선정적 프로그램은 여성채널과 홈쇼핑채널의 `속옷활보'. GTV의 `파리국제란제리쇼'와 LG홈쇼핑의 `이너웨어쇼', 39쇼핑의 `뷰티월드'가 그 예. `첨단 패션'이나 `상품소개'를 빙자해 아슬아슬한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은 육감적인 모델의 몸매를 카메라가 속속들이 훑고 있다. 이전 속옷소개를 했던 마네킹을 슬그머니 `실물'인 모델로 대체시킨 것.
영화채널 캐치원과 DCN의 `성인영화'도 빠지지 않는다. 캐치원은 3월부터 `은밀한 고백'이란 외화시리즈를 방송해 초기 두편이 `노골적 성행위'등의 이유로 종합유선방송위원회의 방송중단 제재까지 받았다. DCN도 금요일 심야에 `나이트 무비'란 성인영화띠를 만들어 최근 `북경소녀' `누드모델' `타라의 본능' 등 예전보다 진한 성애영화를 틀고 있다.
예술．영화TV도 4월들어 한 여인의 통정사를 다룬 `보봐리부인'을 신설했고, 심의 사각지대인 `영화노트'등의 영화정보프로속에도 자극적인 섹스영화 장면을 기술적으로 삽입하고 있다.
만화채널 투니버스까지 남녀의 성행위 장면이 포함된 `더피페어 플래쉬'와 `내사랑 유미'란 만화영화를 방송중이다. 드라마넷은 심야방송시 `무삭제 원본'이라고 강조한 그리스외화 `템테이션'을 방영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삭제본을 내보내고 있다는 낮방송에도 여체의 상반신 옆누드를 보여준다.
점잖은 토론프로도 옷을 벗었다. GTV의 `사랑만들기', 다솜방송의 `남과 여 그리고 성', 재능방송의 `부모와 함께 하는 열린 성교실' 등. 여기에 경제채널 MBN까지 `은대숙의 아름다운 성'이란 프로를 새로 내 `섹스대열'에 합류했다. 이 프로들은 대부분 `건강한' `공개적' `성의학적'이란 점을 내세워 `섹스횟수가 몇번이냐, 강도가 어떻냐'는 등 호기심과 흥미 차원의 원색적인 섹스내용을 다루고 있다.
최근 이같이 더욱 극렬해진 선정성 경쟁은 가입비를 거둔 SO가 PP에 나눠주는 수신료중 시청률에 의한 배분율이 작년 20%에서 올해 30%로 늘어났기 때문.
이에 대해 협회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 속성상 성인프로는 있어야 하지만, 어려운 여건속에 시청자를 모아야 하는 현 시점에서 PP가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