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희경] 오필리어에서 교양없는 아줌마까지 '완벽'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30분
진희경이 올봄 전혀 다른 두 모습을 갖고 관객들과 만난다.
진희경은 내달 1일 개봉되는 컬트 코미디 영화 `신장개업'(김성홍 감독－황기성사단 제작)에선 교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왕부인역을 맡고있고, 16일부터 내달 30일까지 공연되는 유시어터 개관작 `햄릿'(김아라 연출)에선 비극의 여주인공 오필리어를 연기하는 것.
`신장개업'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어대면서 극중 남편 김승우를 구박해대는 진희경의 모습은 한마디로 파격적인 변신. 하지만 마치 연기자의 변신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연극 `햄릿'의 리허설장에서 햄릿역의 유인촌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하다.
패션모델 출신의 진희경은 도회적인 느낌이 강한 배우이지만 프로필을 살펴보면 한정된 이미지에 머물지않는 그녀의 부단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 `손톱'에서 사이코적인 연기를 펼쳤고, `은행나무 침대'에선 미단공주로 나와 도시적인 껍질을 과감하게 벗겨냈다. 다시 도시의 여자로 돌아온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그녀는 한층 대담하고, 더욱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줬다.
진희경은 `신장개업'에서 뽀끌뽀글한 파마머리 가발을 썼고, `햄릿'에선 긴 생머리를 하고 나온다. 물론 그녀는 두 작품에서 외모의 차이보다 더 구별되는 연기를 보여줄 참이다.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