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극장] 가족-연인과 함께 '오붓하게 즐기세요'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20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영화관에서는 반드시 지켜야할 에티켓이 있다.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거나 큰소리로 떠들면 눈총을 받다가 결국 쫓겨나고 만다.
특히 깜빡 잊고 꺼두지 않은 핸드폰에서 `삐리리∼' 소리라도 나면, 어지간한 철면피가 아니면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나 영화를 보며 콧노래를 부르거나 대사를 큰 소리로 따라 해도 좋은 극장이 있다.
바로 자동차극장이다.
자동차 안에 편안히 앉아 야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동차 극장(드라이브인 씨어터)이 요즘 인기다.
수도권에만 6개의 자동차극장이 성업중이고, 경주, 부산, 대전 등 지방 대도시 인근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자동차극장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프라이버시.
차 안이므로 음식을 먹거나 영화 내용을 갖고 큰소리로 토론을 벌여도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참견할 사람도 없다.
집에서 소파에 파묻혀 TV를 보듯 시트를 뒤로 한껏 젖히고 편안히 누워도 OK.
자동차극장 관람객의 약 60%는 젖먹이 어린아이가 딸린 젊은 부부다.
"아이가 생긴 후 오붓하게 영화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이다"
9일 한살바기 딸을 데리고 경기도 장흥의 자동차극장 `영화사랑'을 찾은 김두열씨(29) 부부는 둘다 영화광.
얼마 전 아기를 데리고 극장에 갔다가 아기가 칭얼대는 바람에 절반도 못보고 나온 `쓰라린' 경험을 한 뒤 자동차극장 단골이 됐단다.
장흥, 양평 등 교외에 자리잡은 자동차극장은 젊은 연인들의 낭만적인 데이트 장소다.
주변에 멋진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많기때문이다.
장흥 영화사랑의 이병래 전무는 "비가 내리거나 천둥번개가 치는 날에 관객이 더 많다"고 설명한다.
빗물이 흐르는 차창을 통해 영화를 보는 것은 자동차 극장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맛이기 때문이라는 것.
음향은 자동차에 설치된 오디오의 특정 주파수를 이용해 듣는다.
성능 좋은 오디오일 경우 영화관보다 더 멋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1만2000원∼1만5000원의 입장료는 인원에 관계없이 차 한대당으로 계산된다.
승합차에 12명이 타고 입장해도 차 한대의 입장료만 받는다.
★자동차극장 이용 요령
4월의 밤 공기는 아직 차다.
히터를 켜면 실내 공기가 나빠져 답답하므로 담요를 한두장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크기의 베게나 쿠션을 준비하면 더 편한 자세로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가벼운 스낵이나, 음료가 있으면 준비 끝.
자동차극장에서도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절은 있다.
어두워야 스크린이 잘 보이므로 영화 상영중 전조등이나 미등을 켜서는 안된다.
특히 실수로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에 주차한 사람들의 감상을 방해하게 되므로 주의.
◇주요 자동차극장
＝극장명＝위치＝전화번호＝비고＝
＝스타트랙＝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0345)485-3844＝월요일 휴무＝
＝시네마큐＝서울 도봉산역 환승주차장＝(02)3491-8995~6＝월요일 휴무＝
＝애플스타＝용인 민속촌 주차장＝(0331)282-0433＝연중무휴＝
＝양평극장＝경기도 양평 밤벌농장＝(0338)73-7893＝연중무휴＝
＝영화사랑＝경기도 양주 장흥＝(0351)42-6061＝연중무휴＝
＝클럽EOE4＝서울 남산 자유센타광장＝(02)2234－2024＝연중무휴＝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