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용기 (3)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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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부장님. 드릴 말씀이…."
나는 김부장한테 가서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봐요. 마침 잘 왔어.
미스터 박, 당신 말야. 오늘 내 손에 한번 깨져 볼래?
뭐 일 처리가 이따위야? 정말 세상 그만 살고 싶니? 응?"
세상을… 그만 살아? 죽어? 내가?
"아, 아닙니다. 다음부터 잘 할게요."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김부장, 그녀는 나를 죽일거야.
그랬다. 그 눈빛이 그랬다.
여태까지 내가 보아왔던 눈빛이 아니었다.
나를… 죽이고 싶어 한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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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딩동-'.
"어서 오세요."
나의 연인, 그녀가 들어왔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아한 몸짓으로.
"어머, 이게 무슨 냄새야? 자기, 내가 좋아하는 삼계탕 끓여놨구나? 역시 자기밖에 없어！"
그녀는 나의 볼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대었다.
"자기…. 나 땜에 많이 힘들지?
나도 힘들단 말야. 다 자기를 위해서야. 알지?"
"네에…, 응！"
"옳지. 자기！ 집에서 나한테 반말 안하면 정말 가만두지 않을거야?"
그녀가 나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어머, 자기！ 너무 맛있다！ 역시 자기는 천재야！ 오호호호호… 너무 행복해！"
그녀는 내가 끓인 삼계탕을 맛보고는 행복해 하고 있다.
저것은 분명히 연기다.
나를… 나를 죽이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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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두지 않을 거야！ 내가 먼저 죽일 거야！"
"아아악！ 자기, 왜 그래！ 사, 살려줘！"
나는 꽃병을 집어들었다.
내가 내리친 꽃병에 맞은 그녀의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그녀는 나를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사, 살려줘. 사… 려줘."
"싫어！ 싫어！ 난 죽기 싫어！ 니가 죽어！ 니가 죽으란 말야！"
내 손엔 뭔가 뾰족한 것이 들려있었다.
나는 그녀의 몸 위로 미친 듯이 그것을 쑤셔넣었다.
그녀의 눈은 이젠 나를 쳐다보고 있지 않다.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지도 않다.
"사람들이 그랬어. 니가 나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본다고."
나는 차갑게 식어가는 그녀를 향해 말을 했다.
차갑게 식어가는 나의 연인, 김부장을 향해서….[이번 회 끝]
글·이춘영(Cece)
/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