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20분
인기작가 은희경씨가 두번째 창작집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창작과 비평사)를 선보였다. 표제작을 비롯해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 `서정시대' `멍' 등 7편의 중단편을 묶었다.
유부남과 불륜에 빠진 디자이너, 배다른 남매의 이루지 못한 사랑, 20년만에 진실을 알아버린 첫사랑의 비밀 등을 다루고 있다.
작가가 꾸준히 다루어 온 사랑, 결혼과 가족 등을 소재로 삶의 이면을 탐구한다.
`명백히 부도덕한 사랑'은 스물아홉 살의 `나'와 유부남과의 사랑이야기다. 그에게서 청혼까지 받은 상황에서 `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외도와 이혼소동에 괴로워한다. 아이러니컬한 상황. `나'는 `부도덕한 사랑'이라는 이유로 유부남 곁을 떠난다. 홀로 사는 길을 택하는 것. 은씨 특유의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는 이복동생과의 사랑이 소재. 근친상간을 괴로워 한 남자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살한다. `나'는 남자가 죽은 후에도, 그에 대한 사랑을 다짐한다. 결혼이란 허울일 뿐이므로.
자전소설 `서정시대', `멍' 등도 비슷한 맥락에 놓여 있다.
은씨의 장기인 섬세한 심리묘사,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경쾌한 문체, 꽉 짜인 구성은 여전히 독자들을 빠르게 끌어들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