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지성파 기생'으로 또 한번 이미지 변신

기사입력 1999년 04월 09일 15시 11분



"그 여자 어때?"

"`종이학' 보니까 섹시하던데. `미스터 Q'에서도 그랬고."

"`애드버킷'에선 참 지성적으로 보였잖아?"

"그 여자, 이제 거지를 사랑하는 기생으로 나온대."

"섹시하고 지성적인 기생이겠군！"

기생 송윤아가 거지 차인표를 사랑한다. 송윤아는 가공인물 차연지, 차인표는 실존인물 김춘삼. 송윤아가 또한번 이미지 변신을 시도, 희대의 연애담을 보여준다.

지난 5일 첫전파를 탄 MBC 드라마 `왕초'(극본 상학, 연출 장용우). 송윤아는 이 드라마에서 거지왕과의 파격적이고도 절절한 사랑을 보여줄 참이다.

차연지는 복잡하게 살아가는 여자다.

이것 저것 갖춘 것 많은 집안에서 영양으로 태어난다.

당대의 무용가 최승희가 그녀의 인생목표다. 예술가적 기질이 농후한 여자.

그러나 세상사 맘대로 되면 그게 인생인가. 한순간에 집안이 쫄딱 망한다.

망하면 남자는 홧술 퍼마시고, 여자는 돈벌어오게 돼있다. 기생으로 풀린다.

제2의 최승희가 돼보겠다는 꿈을 접고 유곽으로 간 차연지는 김춘삼을 만난다.

말 그대로 드라마같은 얘기. 그렇거나 말거나 연기자가 큰일났다.

귀한집 출신이지, 배운 것 많지, 예술가연 하지, 웃음팔지, 형제 위해 돈 벌어야지, 거지의 사랑을 받고 고민해야지….

이런 복잡한 여러 얼굴들을 뒤섞어 하나로 만들어내야 하니 말그대로 연기 9단이 돼야 한다. 단순하게 웃으며 술 따르는 기생이 아닌 것이다.

송윤아도 그걸 잘 안다. 차연지 역을 여간해서는 소화해내기 어렵다는 것을.

그러나 자신있다. 작년 `미스터 Q'를 시작으로 `애드버킷' `종이학'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력은 이미 공인 9단인 것이다.

[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