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마지막 승부향한 감독 출사표
기사입력 1999년 04월 09일 14시 32분
결전의 날이 밝았다.
10일 대전에서 막을 올리는 현대와 기아의 챔피언결정전.
정상을 향한 `마지막 승부'를 코앞에 둔 양팀 사령탑의 눈빛은 사뭇 비장하다.
현대 신선우 감독（43）과 기아 박인규 감독（43）.
연세대 74학번（신선우）과 75학번（박인규）으로 함께 응원구호인 `아카라카'를 외치던 선후배.
실업시절엔 현대（신선우）와 삼성（박인규）으로 갈려 재계 라이벌 대결의 선봉으로 나선 스타출신.
이제 과거는 모두 묻어둔채 승리를 향한 일념 만으로 점프볼을 기다리며 출사표를 던졌다. [편집자주]
[기아－박인규 감독]
모기업 기아자동차가 `제2의 창사'로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이다.
기필코 우승을 통해 이런 분위기에 발맞추고 싶다.
양팀의 전력이 엇비슷해 백중세가 예상된다.
7차전까지 간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지만 주전들의 나이가 많은 우리팀으로선 빨리 끝내는게 낫다.
대전에서 열리는 원정 1,2차전서 1승1패가 목표다.
무엇보다도 1차전에서 승리해 기선을 제압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
현대 맥도웰은 윌리포드가 주로 맡게 된다. 1대1 대인마크 뿐 아니라 더블팀을 적극 구사해 맥도웰의 득점력을 최대한 끌어내릴 작정이다.
이상민은 정규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봉하민이 마크맨으로 붙는다.
강동희에 대한 현대의 집중견제가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때 벤자민에게 한번 당한적이 있기 때문에 면역이 돼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강동희는 체력 안배를 위해 풀타임 뛰게 하기 보다는 매게임 35분 정도를 소화해 내도록 조절할 생각이다.
현대는 속공이 강한 팀이다. 이를 막아내기 위해 우선 리바운드를 강화하는 한편 볼공급원인 이상민을 철저하게 봉쇄하는게 중요한 과제다.
조성원의 3점슛도 거의 패스트 브레이크에 이은 오픈찬스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속공만 제대로 차단시키다면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김유택 정인교 황문용 표명일 조동기 등 식스맨을 충분히 활용해 총력전으로 정면돌파하겠다.
[현대-신선우감독]
정규리그와는 다른 몇가지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초반에 경기의 균형을 유지한뒤 3, 4쿼터에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기아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더블포스트와 속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제공권 싸움 ▲완급 조절 ▲수비 ▲체력 ▲심리적 요인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맥도웰은 기아 윌리포드와 철저히 골밑 대결을 시키고 외곽슛이 능한 존스를 활용해 다양한 공격루트를 모색할 계획이다.
정규리그에선 팀리바운드가 다소 뒤졌기 때문에 두 외국인 선수에게 득점보다 `제공권 장악'을 최우선으로 주문했다.
이상민은 봉하민의 밀착 마크가 예상되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이고 그동안 좋은 플레이를 해 왔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기아가 공－수에서 강동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상민과 조성원, 이지승 등을 번갈아 투입해 체력전으로 밀어부칠 생각이다.
추승균이 올시즌 기아전에선 이렇다할 활약을 못했으나 자신감을 갖고 게임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면 기복있는 김영만과의 맞대결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다.
주위에선 현대와 기아를 놓고 `한지붕 두가족'이라는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데 농구는 농구일뿐이다. 1년에 한번밖에 오지 않는 기회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고 싶다.
또 큰 경기에선 부담없이 평소 기량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선수들에게 `프로에서 자기의 가치는 자기가 만든다'는 말로 내 뜻을 대신했다.
기아에 비해 노련미는 뒤지지만 체력에서 앞서는 만큼 장기전으로 몰아간다면 대회 2연패（連@）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승은 선수들과 구단, 팬들이 함께 어우러질때 오는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뒤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
[김종석 김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