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용기 (2)
기사입력 1999년 04월 09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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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너 말야. 미스터 박 좀 이상하지 않니?"
"어머, 너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바보같이 맨날 실실거리기나 하고. 김부장이 나한테 그렇게 했으면, 그년을 확 죽여버렸을 텐데.
미스터 박은 사람이 착한 건지, 바본지 잘 모르겠어. 그치?"
"응. 나 같아도 가만히 못 있지. 정말 미스터 박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잖아? 어떻게 그렇게 당하고만 살지?
아니, 김부장도 그래. 노처녀 히스테리야, 뭐야? 안부리던 신경질만 늘어가지고…. 정말 짜증나 죽겠어."
"정말, 둘 중에 하나가 확 없어져 버려야 돼.
둘이 같이 있으면 언제까지 이럴 줄 알아, 그치?
정말, 확 하나가 죽어버리던지, 쫓겨나던지…."
"야, 누가 들어！ 크크… 근데 말야. 기왕이면 김부장이 없어지면 좋지 않겠냐? 미스터 박은 사람이 좀 멍청해도 착하잖아. 그치?"
"호호. 그건 그래. 김부장만 없어진다면야….
아마, 사무실 분위기가 달라질 걸? 다른 남자들은 그년만 쳐다보잖아.
늙은 게 어디서 그런 재주만 배워가지고…."
"야아！ 정말 누가 듣겠다. 우리 빨리 들어가자. 김부장 또 길길이 날뛸라."
가슴이 쿵쿵 뛰었다.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고?
다들 그녀가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그 이야기를 할 때 즐거워하던 그녀들의 표정을 보았다.
김부장이 없어지는 상상을 하면서 즐거워하던 그 표정들.
그것이 저들에게 그렇게 즐거운 일이었나?
사무실로 향하는 내내 머릿속엔 그녀들의 대화가 맴돌았다.
둘 중 하나가… 둘 중 하나가 사라져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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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박！ 이 인간이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봐, 김미영씨！ 미스터 박 좀 찾아줘요. 이 사람은 진짜 날 미치게 한다니까！"
오늘도 그녀는 나에게 심한 말을 퍼부었다.
정말 그녀가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걸까? 그런 걸까?
자꾸 심장이 쿵쿵 뛴다.
여직원들의 말을 엿듣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왜 매일 쓸데없는 일만 하는 걸까?
그 말을 들은 후 김부장, 그녀가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나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도 천사같이 예뻐 보이기만 하던 그녀였는데….
이제는 점점 늙은 살인마로 보이기 시작한다.
아주… 무서운.
언젠가 나를 죽일 지도 모른다.
그녀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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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부장님. 드릴 말씀이…."[계속]
글·이춘영(Cece)/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