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문책' 말리전 베스트11 제외
기사입력 1999년 04월 09일 13시 57분
`라이언 킹'이 벤치에 앉는다.
99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D조 예선 우루과이와의 2차전서 0대1로 분패, 벼랑끝으로 몰린 조영증 감독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1, 2차전서 무득점에 그친 이동국을 말리전 베스트 11에서 제외키로 한 것.
조감독은 8일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구성에 있어 더 이상 명성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멤버와 전술을 재검토해 말리전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동국에 대한 조감독의 기대는 자못 컸다.
스타 플레이어는 큰 경기에 강하고, 결정적일 때 한방을 터뜨려주는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국은 포르투갈전에서도, 우루과이전에서도 `공포탄'만 쏘고 말았던 것이다.
조감독은 이동국의 제외로 공격전방의 자리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4-3-3의 틀을 4-4-2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라이언 킹'이 빠지는 전방에는 김은중（대전）과 설기현（광운대3）, 나희근（아주대3） 등이 버티고 있고, 서관수（단국대2）와 고봉현（홍익대2）이 또 히든카드로 뒤를 받치고 있다.
문제는 수비라인.
투 스토퍼 박동혁（고려대2）과 안홍찬（성균관대2）이 경고 누적으로 한꺼번에 빠짐에 따라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
어쩔 수 없이 극약처방을 내렸다.
박동혁의 자리에 `파이터' 이범직（대구대3）을 세우고, 오른쪽 풀백 송종국（연세대3）을 안홍찬의 자리로 옮긴 뒤 송종국의 자리에 막내 신동근（청구고3）을 넣기로 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목숨 걸고 붙어야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배수의 진을 친 조영증 감독의 표정이 전에 없이 비장하다.
[에누구（나이지리아）＝최재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