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현대-두산 '믿을맨'없는 선발 마운드
기사입력 1999년 04월 09일 00시 40분
`선발 마운드 왕국' 유니콘스의 초반 뜀박질이 이상하다.
반달곰 선발 마운드는 개막 첫달부터 숭숭 구멍이 뚫렸다.
8일 잠실 2차전서 현대와 두산은 나란히 마운드 걱정 한가지씩을 보탰다.
현대 선발들은 유난히 초반 레이스 운영이 나쁘다.
정명원이 지난 4일 인천 해태전서 5회까지 4실점하고 패했고, 5일 선발이었던 김수경은 4회까지 7안타를 맞았다.
7일 잠실 두산전서는 최원호가 1회 3실점으로 초장부터 무너지더니 8일에는 에이스 정민태가 1회에만 4실점했다.
타선의 힘이 작년만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팀 타선의 저력을 믿고 씩씩하게 공을 뿌리던 유니콘스 파워피처들이 올시즌엔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특히 경기 초반 자꾸 컨트롤이 흔들린다.
현대 김시진투수코치는 8일 경기후 덕아웃 뒤에서 뻑뻑 담배를 피워댔다.
투수가 많다지만 "요즘 정작 꽉 믿을 투수는 없다"는 김코치의 푸념.
제1선발 박명환이 개막전 선발을 펑크내며 3연패한 두산은 그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박명환이 7일 손가락을 다쳐 허탈하다.
시즌전 제5선발 후보로 저울질한 최용호와 구자운, 이광우가 모조리 믿음을 주지 못하는 가운데 박명환이 일주일 이상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돼 선발 마운드가 두자리나 비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줄줄이 대체카드를 내세워야할 판.
"아무나 막 던지는 거지, 뭐."
두산 김인식감독이 퉁명스럽게 내뱉는 어쩔수 없는 `대책'이다.
[ 잠실＝이승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