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분당경찰서-백혈병 환자들에 혈소판수혈
기사입력 1999년 04월 08일 14시 30분
분당경찰서 전투경찰대 5분대기조.
이들의 임무는 무장 출동, 다중 진압 등 대부분 화급을 다투는 일들이다.
때문에 5분안에 현장에 출동할 수 있도록 항상 비상 대기하고 있다.
이들에게 요즘 새로운 비상 대기 상황이 생겼다.
담 하나를 두고 이웃한 분당 차병원에 백혈병으로 입원해있는 두명의 환자가 원할때면 언제나 달려가 신선한 혈액을 공급해야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말.
경찰서로 한 중년 부인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아들을 살려주세요…"
사고라고 생각한 근무자들이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연을 털어놨다.
부인의 아들은 김홍진씨（36）.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에 걸려 몇년째 투병중이었다.
이 병은 혈액중 임파구에 암이 생긴 것으로 치료를 중단하면 3개월안에 사망하는 중병.
그리고 항암제 치료중에는 혈액 응고 인자인 혈소판이 필요했다.
혈소판 수혈은 적혈구를 수혈하는 일반 수혈과는 달리 건강한 사람의 피에서 혈소판만 분리해 수혈하는 것으로 3∼4시간이나 걸린다.
한번에 한사람의 몸에 들어있는 분량의 혈액이 몽땅 필요한데다 혈소판은 분리한지 2∼3일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어 김씨와 같은 장기 투병 환자에게는 혈소판이 곧 생명이었던 것이다.
5분대기중이던 이정훈 상경, 서민식 일경, 이병강 일경 등 3명이 병원으로 출동했다.
김씨의 주치의 오도연 내과과장이 이들의 혈소판을 분리, 사경을 헤매던 김씨에게 투여,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그 뒤부터 이들은 2∼3일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김씨에게 혈소판을 내줬다.
그러나 병원에는 혈소판이 필요한 또 한명의 환자가 있었다.
최은영씨（여．26）.
김씨와 똑같이 혈소판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던 최씨측도 도움을 청했고 이번엔 방범순찰대 임흥순, 강성민, 김태완 수경이 헌혈을 자원했다.
이들은 아직 자신들이 거의 매일 3∼4시간씩 혈소판 분반기 앞에 누워 혈소판을 나눠주고 있는 김씨와 최씨의 얼굴을 본적이 없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출입이 통제된 무균실에 있기 때문이다.
제대를 불과 2개월 앞둔 임흥순 수경은 "제대하기 전에 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건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당＝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