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영자-금보라- 우희진 '기생 3파전'
기사입력 1999년 04월 08일 14시 30분
`기생은 내가 짱!'
탤런트 금보라 우희진, 개그우먼 이영자가 `이색 삼파전'을 앞두고 마른 침을 삼키고 있다. 이른바 `왕기생 대결'.
이들은 다음달 2일부터 방송예정인 KBS 2TV의 `어사 출두'(극본 고혜정 연출 양기선)에서 흥미롭게도 모두 기생역을 맡았다.
이들은 방송가에서 개성이 강하기로 소문난 연기자들. 그래서인지 극중 기생으로 최고의 `끼'를 보여주겠다며 벌써부터 신경전이 대단하다.
`어사 출두'는 조선시대 어사 박문수와 이를 둘러싼 여인네들의 이야기. 전 출연자가 조선시대 옷을 입고 등장하는 첫 사극 시트콤의 형식이지만 `웃음 이펙트' 등을 넣지 않아 드라마에 가깝다.
이영자는 어사 박문수의 비밀아지트인 기생집 춘몽각의 대모다.
과부지만 인정많고 푸근하다. 하지만 `열 받았다'하면 뵈는 게 없는 `여장부형 기생'으로 그려진다.
이영자는 "조선시대 기생역으론 내가 표본"이라고 익살을 떤다. 실제로도 입담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데다 푸짐한 몸매부터가 거친 세파를 헤쳐나온 `기생 대모'로 적격이라는 주장.
"폭탄주 열잔은 마셔야 기분이 알딸딸해 진다"는 `주당' 금보라도 기생역의 상당부분이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농담까지 곁들인다.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때 앞뒤보지 않고 승락했을 정도로 애착이 크다.
그녀의 극중 이름은 금월. 변덕이 죽 끓듯하고 연애지상주의를 신봉하는데다 나이 생각도 않고 젊고 화려한 시절만 꿈꾼다. 하지만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위해선 발벗고 나서는 `화끈한 기생'이다.
이영자 금보라의 억척스런 캐릭터와는 반대로 우희진은 어사 박문수를 사모하는 청순 가련형의 `황진이형 기생'으로 등장한다. 미모와 재색을 겸비, 당대를 풍미한 명기로 그려진다.
제작진은 이들 기생에 `라이벌 기생'까지 차례로 투입할 계획.
조선시대 기생들의 육탄공세와 넘치는 사랑을 받을 `행운의 어사' 박문수역은 `용의 눈물'에서 세종역으로 열연한 탤런트 안재모.
제작진은 "기생얘기가 웃음소재이긴 하지만 부패를 척결한 박문수를 주 테마로 해 진정한 정의사회와 사랑을 제시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