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쌍방울전 완벽피칭 '노장진 사자 희망'
기사입력 1999년 04월 08일 14시 18분
개막 3연패에 빠졌던 삼성의 희망은 다른 데 있었다.
한때 최고스타로 군림했던 김상진도, 조계현도 아니었다.
언제나 기대주로 꼽히면서도 시즌이 끝날 때는 늘 평범했던 이적생 노장진（25）.
개막 직전까지 중간계투로 밀려날 것이라는 자존심 상하는 말까지 들었던 노장진은 지난 7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순식간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선발 6이닝 3안타 1실점.
7회 2안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임창용에게 넘겨주기 전까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서정환감독이 "일등공신"이라고 추켜세울 정도로 노장진의 활약은 단연 으뜸.
이날은 스스로도 새롭게 태어나는 전환점이었다.
무수한 방랑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자리잡은 `탕아'의 모습을 단숨에 날려버린 것.
노장진이 순식간에 희망으로 부상한데는 근거가 있다.
기본적으로 빠른 볼을 뿌리는데다 투구폼 교정으로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말끔히 가셨다.
스탠스를 좁히고 동작을 작게한 것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선발진이 취약한 점도 노장진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이유가 된다.
한화에는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 등 쟁쟁한 선발투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언제라도 선발에서 물러날 처지였다.
그러나 삼성에서는 그가 없으면 선발로테이션이 삐끗할 판이다.
병사는 자기를 알아주는 지휘관을 만날 때 용감해지듯 요즘 노장진은 마운드에 오르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콧노래가 절로 솟는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