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산에는꽃이피네-수라상 손맛 그대로
기사입력 1999년 04월 07일 14시 31분
탤런트와 숙수(熟手)가 만나 음식만들기에 의기투합했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대입구 민속음식점 `산에는 꽃이 피네'(703@8158)에는 탤런트 주인 송귀현씨(47)와 동갑내기인 주방장인 김영덕씨가 친구삼아 벗삼아 맛내기에 종일 이마를 맞대고 있다.
10여년 동안 미국 이민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송씨는 대통령 진상음식을 만들었던 숙수인 김씨를 만나게 된 것을 커다란 행운이라고 자랑한다.
주방장 김씨는 80년대초 코리아하우스 취선장에서 최규하 전대통령을 모셨고 제주도 그랜드 호텔에서는 전두환 전대통령의 음식상을 책임졌던 베테랑.
조선비치, 한국의 집 등을 거쳐 국립극장의 지화자에서는 인간문화재인 황혜성 교수의 제자로 맛을 배웠다.
중동고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와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송씨는 이민생활 내내 연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리고 올해초 김씨와의 만남은 그의 변신을 부추겼다.
"김 주방장은 자신의 음식에 대한 저의 모니터 평을 흔쾌히 들어줘요. 사장과 주방장과의 원활한 대화없다면 우리집 맛이 나올 수가 있을까요."
송씨는 현재 출연하는 KBS 드라마 `사관과 신사'의 녹화날을 빼고는 새벽부터 노량진 수산물시장을 뒤진다.
낚시로 잡은 생태인 `낚시태'와 칠레산 홍어를 구입하는 게 주된 일.
또 한달에 한번씩 국내산 홍어를 6∼7마리씩 사온다. 구입루트는 비밀이란다.
값도 칠레산 홍어에 비해 국내산 홍어의 값은 좀 비싸다. 주문에 의한 홍어회와 홍어 내장탕을 곁들여서 4인분에 25만원 안팎.
적당히 삭힌 홍어요리에 강원도산 산꽃 한약주를 곁들이면 비로소 식도락의 경지를 맛볼 수 있다.
낙지 한마리를 위에 얹은, 시원한 생태탕은 이미 숙대 이경숙 총장과 여교수들의 `까다로운' 맛시험을 통과했다.
`도심속의 정원을 갖춘 집'으로 가꾸기 위해 수백년된 노송 아래 담벼락밑으로 진달래와 개나리 심기에 한창이다.
학생들을 위한 저가의 요리 또한 다양하다.
산꽃 된장찌개, 불고기 뚝배기, 황태찜 정식, 갈비찜 정식, 안심너비아니, 보쌈, 꽃게탕 등은 5000원에서 2만원 안팎.
모두 주방장 김씨의 토속적인 손맛이 진하게 배어있다.
송씨는 손님들로부터 `바로 이맛이야!' 또는 `다시 오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과 함께 책임감 또한 느낀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