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죽음의 드라이브 (10)
기사입력 1999년 04월 07일 14시 31분
아플 수 있을까? 지금 아픈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죽는다는 것이라는데…. 지금 이 순간 나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있었다.
`위이이이~잉！'
"여기는 순찰 1조. 사고 현장에 와 있습니다."
형도 이렇게 죽었을 것이다. 달리다가….
나는 형이 싫었다. 형은 고통 없이 죽었을 것이다. 그래도 형이 싫었다. 나를 두고 목이 잘린 채 죽었다. 그래서 형이 싫었다. 형은 목이 떨어진 그 순간 나처럼 행복했을 것이다. 싫다.
`위에에에에엥'
"… 지금 사체 두 구를 병원으로 후송중입니다. 모두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신분 확인 요청합니다. 사고 현장에 다른 차량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아 운전과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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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 형이 하는 것을…. 알았지?"
"알았어. 형！ 형은 꼭 카 레이서가 될 거야.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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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흑. 아이고 내 새끼. 너마저 가면 나는 어떻게 살라구. 의사 선생님. 내 새끼 좀 살려주소. 내 새끼 좀…. 아이구 이 놈의 새끼를 좀 살려달란 말입니다. 그렇게 형을 좋아하던 놈이… 그 놈의 자동차가 뭔지… 안돼！ 안된다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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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식입니다. 불운의 카 레이서 윤대훈, 윤정훈 형제에 대한 소식입니다. 윤대훈 살해 범인으로 수배중이던 윤정훈은 오늘 새벽 서울 외곽 국도에서 차 사고로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경찰은…."
"사고로 형인 윤대훈이 카 레이서로서 생명이 끝나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형을 목잘라 죽인 후 지금껏 도주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죽은 윤정훈은 지난달 말 형인 윤대훈을 죽인 후, 도주 중이었습니다. 평소 윤정훈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절친했던 그 형제 사이를 이토록 만든 게 무엇이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주위의 반응입니다. 다음 소식입니다.오늘 낮에 서울의 한 은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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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제 형은 달릴 수 없다는 거야?"
형은 말이 없었다.
"형！ 말을 해. 이제 못 달리는 거야? 달릴 수 없는 거냐구?"
형은 나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내가 그의 시선을 피했는지도 모른다.
달릴 수 없는 형을 볼 수 없었다.
나는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곳에는 날이 선 칼이 보였다.
그곳에 왜 칼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세상 모든 사물이 왜 그곳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가져다 놓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형！ 이 말 기억해. 달리지 못하면 죽는다는 그 말?"
나는 오른손으로 가볍게 칼을 쥐어 보았다.
"기억하지. 달리지 못하면 죽는 거야."
칼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검붉은 피가 솟구치고 있었다.
"형！ 이것만은 기억해. 나는 형이 좋아. 세상 그 누구보다 형이 좋아. 형이…."[이번 회 끝]
글·오지현(아이디 starswan)/하이텔 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