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김민호] 두산 첫승 해법 '우리발이 있잖아'
기사입력 1999년 04월 07일 14시 10분
던지고, 때리고, 받아내고.
오락가락 분주한건 손이지만 실상 야구는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많이 `발로 하는 경기'다.
특히 어려울때 그렇다.
축처진 분위기를 띄우고 답답하게 얽힌 실타래같은 슬럼프를 풀어버리는데 발보다 빠른 해결사는 없다.
1할대 팀타율과 개막 3연패의 충격이 얼얼한 두산이지만 타선의 불씨는 발갛게 살아있다.
머릿타순 김민호（30）와 정수근（22）이 부지런히 뛰고 있기 때문.
톱타자 김민호는 부산 롯데와의 개막 3연전（3∼5일）서 11타수 4안타（0.364）를 때려내 두산 타선에서 홀로 매서운 방망이 맛을 보였다.
2번 `쌕쌕이' 정수근 역시 매경기 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하게 출루했다.
둘은 나가면 더 바쁘다.
3경기서 나란히 도루 2개씩.
비록 중심타선의 깊은 침묵으로 내내 헛품만 팔았지만 김민호와 정수근이 페이스를 지키고 있으니 반달곰 타선은 튼튼하게 생명줄을 붙들고 있는 셈이다.
노련한 센스가 돋보이는 김민호와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정수근은 두산 김인식감독이 꽉 믿고 내세우는 머릿타순 조합.
중심타선의 무게감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두산이지만 앞선 이들이 길을 열고 숨차게 뛰어주지 않는다면 뒷선의 대포는 말짱 소용이 없다.
늦잠자는 타선의 맥을 탁 틔워주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특명.
김민호와 정수근은 더욱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에 나설 참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