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미니피자 카레맛팝콘등 먹거리 '풍년'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14시 38분
길거리에서 파는 군것질용 간식 `스트리트 푸드（STREET FOOD）'가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신촌, 종로, 대학로, 명동, 압구정동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거리에서는 최근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의 노점 간식거리들이 신세대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스트리트 푸드 시장의 주도 세력은 `스트리트 파이터'.
`길거리 벤처기업 사장님'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IMF 충격파 때문에 양산된 소자본 창업자들로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군웅할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붕어빵, 핫도그, 어묵 정도이던 기존 노점 간식거리에 혁명을 가져온 것은 뭐니뭐니해도 계란빵이다.
오방떡 속에 팥소 대신 계란을 깨 넣은 계란빵은 핫도그에 감자조각을 박아넣은 `만득이 핫도그'와 함께 지난해 최고의 히트 상품.
`닭한마리빵'이란 웃기는 별칭을 가진 계란빵은 등장하자마자 붕어빵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돌풍을 일으켰고 고정관념을 깨뜨린 계란빵의 성공에 힘입은 스트리트 파이터들이 아이디어 경쟁에 돌입, 거리 음식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가장 최신 아이템은 미니피자.
신촌지역에서 시작된 이 음식은 밀가루 반죽을 빵틀에 부어넣는 것까지는 풀빵류와 같지만 햄, 피망, 토마토 등 토핑을 얹고 모짜렐라치즈를 뿌려 구운, 맛도 모양도 피자다.
한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호떡보다 작은 크기여서 인기다.
붕어빵을 고급화시킨 `금붕어빵（또는 잉어빵）'도 있다.
대구에서 히트를 친 뒤 서울로 세력권을 넓힌 금붕어빵은 무늬만 붕어빵.
밀가루에 우유와 버터, 계란을 넣어 반죽한 빵속에 치즈나 햄, 딸기잼 등을 넣어 여대 앞에서는 이미 주도권을 잡았다.
변화의 기미는 팝콘과 솜사탕쪽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종로에 카레맛, 칠리맛 팝콘이 등장했는가하면 어떤 대학생 스트리트 파이터들은 맥주맛, 고추맛 솜사탕을 개발해 체인점을 모집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아이템들이 기존 모델에 새 아이디어를 가미한 `패러디형'라면 다코야키나 오코노미야키 등 일본서 직수입된 것들도 있다.
문어빵 다코야키는 문어와 야채를 반죽해 구운 일본식 풀빵이며, 오코노미야키는 해물이나 쇠고기를 넣어 철판에 부쳐먹는 일본식 빈대떡.
명동 거리를 주무대로 활약중인 한 스트리트 파이터는 "아이디어 경쟁이 워낙 치열해 앞으로 어떤 작품이 더 탄생할지 아무도 예측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