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익태-한국 최초 독립영화 제작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14시 12분
남들은 미술에서 영화로 장르를 옮겨가는데 이사람은 거꾸로 간다.
영화를 했다가 퍼포먼스를 거쳐 미술로 온 이익태씨(52).
주로 미국에서 활동해온 이익태씨가 오는 11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국내 첫개인전을 갖고 있다.
얼마전엔 정지영감독 영화 `까'에서 아트디렉터로, 또 승려로 삭발 출연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는 여러 사람이 뭉쳐서 하지만, 그림은 혼자 한다. 그 점이 좋다. 명상하듯 내 안을 들여다볼수 있으니까."
그는 68년 실험영화집단 `필름 70'을 설립, 국내 최초의 독립영화인 `아침과 저녁사이'(16㎜ 40분)을 만든 장본인.
77년 LA로 이주, 81년 퍼포먼스 그룹 `Theater 1981'을 창단, 광주사태를 주제로 한 `곡(哭)' 시리즈, KAL기 격추사건으로 사망한 혼령을 추모하는 야외 퍼포먼스 등으로 현지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화가 변신은 90년대 이후.
그 첫 성과는 뉴욕주 크라리마이너 개러리 주최 국제공모전 1등상을 수상한 것.
이후 3번의 개인전과 20여차례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미술은 독학. 그러나 당당하다.
`NO EXIT'(출구 없음)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신표현주의적인 강렬한 색채속에 세기말의 암울한 묵시록적 메시지가 가득하다.
그림 곳곳에 사람 머리가 가득해 섬뜩하다.
만리장성에도, 피사의 사탑에도, 부처의 형상속에도 가슴없는 차가운 머리무더기가 있다.
마치 20세기의 살풀이를 연주하는 것 처럼….[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