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사랑] 단골손님 만드는 법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13시 52분
`부활절 주간'에 개막된 99프로야구가 `관중 대부활'의 조짐을 보여 관계자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개막 3연전에서 한경기 평균 1만2201명이 입장, 90년대 최저인 지난해의 264만명（경기당 5236명）을 훌쩍 넘게 됨은 물론 사상 두번째 500만명 돌파의 꿈도 부풀리고 있다.
야구붐 조성엔 입장료 할인 조치와 팬서비스 확대, 양대리그 도입 등이 한몫을 했다. 잠재시장이 서울 못지 않는 롯데의 대약진도 빼놓을 수 없다.
각구단의 적극적인 경영으로 변화를 갈구하던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셈이다. 하지만 마수걸이가 좋다고 올시즌을 마냥 장미빛으로 볼수는 없다.
사흘간 12경기에서 최장 3시간 32분짜리（9이닝）의 지루한 승부가 펼쳐지는 등 경기당 평균 3시간 5분을 기록했다. 플레이가 늘어져서는 화끈한 승부를 연출할 수 없다.
스포츠생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생체리듬은 1시간 30분이다. 무엇이든 1시간 30분 이상을 집중하면 하품이 나오게 마련.
영화 한편의 러닝타임이 1시간 30분에 맞춰져 있는게 이를 잘 말해준다.
물론 구장마다 5회가 끝난후 클리닝 타임을 둬 지루함을 덜고 있지만 한 게임이 3시간을 넘어서서는 영화 `쉬리'의 숨돌릴틈 없는 화면에 흠뻑 빠졌던 팬들을 사로잡지 못한다.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시간을 메이저리그처럼 2시간 40분대로 줄이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또한 최근들어 득점의 공식이 되다시피한 보내기 번트의 남발도 추방해야 된다.
팬들은 승리의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을 즐긴다. 선두타자가 출루했다고 해서 3∼5번의 클린업트리오에게까지 번트 지시를 내린다면 그 감독은 관중을 모독하는 것이다.
팬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는 것은 설령 더블플레이를 당하더라도 박재홍 이승엽의 호쾌한 스윙을 보기 위해서다.
심판 판정에 대한 쓸데없는 어필도 다음 경기때 관중들의 발길을 돌리게 할수 있다.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온몸을 던지는 허슬플레이를 감행할때 관중석의 갈채는 이어지는 것이다.
한번 온 손님은 반드시 단골로 만들어 버리는 장사치의 근성을 이참에 야구종사자들은 확실히 익혀야한다.
[김수인 야구부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