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돌아온 '부산갈매기'…감격의 합창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01시 15분
롯데 관계자들에겐 `감격의 사흘'이었다.
포스트시즌 경쟁팀인 두산을 `폭풍의 3연승'으로 누른 기쁨에 더해 오랜만에 부산 사직구장을 메운 관중들의 물결에 또한번 몸을 떨어야 했다.
3일간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은 모두 5만3782명（평균 1만7927명）.
비록 만원은 아니었지만,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머물때 느낄 수 없었던 열기가 구장을 휘감고 있었다.
구단에 오래 몸담았던 직원들에겐 마치 지난 92년 준플레이오프부터 차근차근 밟아올라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을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이었다.
3연전 동안 사직구장에는 지난 90년대 초반과 중반 `거인 야구의 전성기'에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여럿 연출됐다.
우선 원정팀 응원석인 3루쪽 스탠드서도 `부산갈매기'가 떠나갈듯 울려퍼졌다.
1루쪽에서 시작된 파도타기 응원이 중도에 사그러들지 않고 3루쪽을 돌아 완전한 원을 그렸다.
3루쪽에 있던 소수의 두산팬들은 주변의 롯데팬들 기세에 눌려 제대로 응원을 펼치지 못했다.
암표상도 등장했다.
개막전 7대0 영봉승 소식이 전해지자 2차전부터는 약삭빠른 암표상들이 사직구장앞에 출동해 표가 매진될 줄로 알고 조바심내던 팬들을 상대로 주머니를 불렸다.
"암표상들 조차 하도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는 게 단속을 맡은 롯데직원들의 솔직한 얘기다.
입장권까지 전날 미리 프린터로 뽑아 놓았다.
제아무리 컴퓨터발권 시스템이라도 한꺼번에 관중이 몰리면 출력속도가 늦어지기 때문.
구단직원들은 작년까지 파리날리던 시절 거의 접어뒀던 관중들의 안전사고문제까지 심각히 논의할 정도가 됐다.
프로야구에 있어 최고의 팬서비스는 `승리'라는 평범한 진리를 눈물겹게 깨달은 롯데다.
[ 부산＝이백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