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 은실이의 영채 '팥쥐의 풋사랑' 못말려!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5시 28분
"내 또래 남자애들하고 사귀라구? 하, 걔들은 시시해서 안돼. 유치하단말야. 왜 자꾸 나를 피하는거냐구！"
여중 3학년 짜리가 3류 건달청년한테 반해 내뱉는 말솜씨다. 어르고 달래도 "우리 할머니도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했다"며 초지일관 똥고집이다.
SBS TV 드라마 `은실이'에 이경영 원미경 부부의 딸 영채로 출연중인 강혜정(17).
이복동생 은실이를 모질게 구박하는 이 팥쥐. 요즘 시청자들에게 한껏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아버지가 경영하는 극장 기도 청년 춘식(정웅인)을 향한 막무가내식 풋사랑이 사람 뒤집어지게 한다.
골치 아픈 건 춘식이다. 극장 기도 생활을 하면서 생애 최고의 안락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난데없이 사장 딸이 좋다고 달려드니 기도 자리가 좌불안석이다.
그러나 이 철딱서니 없는 소녀가 밉기만 한 것도 아니다. 춘식이 영채를 떼어내려고 한번은 이렇게 말했다.
"나 고아원 출신에 별까지 달고 있어. 나 막 살던 놈이라 갑자기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
그런데 이런 공갈협박도 씨알머리하나 먹히지 않았다.
영채는 이랬던 것이다.
"흑흑, 아저씨가 불쌍해.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걸거야, 으흐흑."
춘식이, 환장한다.
가출소녀. 비행소녀. 팥쥐소녀. 왈패소녀. 불량소녀.
그래도 소녀는 오늘도 씩씩하다.
지난해 SBS 주말드라마 `로맨스'에 교사 이경영을 사모하는 여고생 역으로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인천 영일외고 스페인어과 3학년 재학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