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옥랑예술연구원 김재권 실장 세미나 열어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5시 28분
90년대를 전망부재의 시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80년대의 거센 정치열기가 사라지고 일종의 지적 진공상태 속에서 방황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동숭공연영상아카데미가 6일 시작하는 세미나 `공연, 영상, 미디어에 숨어있는 신화와 그 힘'을 준비한 옥랑예술연구원 김재권 연구실장(38)은 이런 `전망부재'의 근본 원인을 `전통과의 단절'이라고 단언한다.
"80년대의 정치적 분위기는 서양 패러다임에 의해 우리 의식이 반신불수가 되는 과정을 어느 정도 가렸습니다. 그러나 그 열기가 사라지고 나자 다시 알몸으로 노출됐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온 거죠."
김실장이 정체성을 찾기 위해 택한 것은 우리의 신화와 무속, 전설을 연구하는 작업. 이는 옛날 무속과 신화를 그대로 재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거기서 우리 고유의 근원적 서사구조를 찾아 현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서양사람들은 그리스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끊임없이 현대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신화란 원천적인 텍스트, 상상력의 우물인 셈이지요. 그러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는 거죠."
서울예전 연극과를 졸업하고 연기생활을 하다 87년 독일 에얼랑엔 뉘른베르크 대학으로 유학가 95년 귀국한 김실장은 지난해 6월 김옥랑대표와 의기투합해 이 작업을 기획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세미나도 그 연장선에 있다.
현재 한국신화와 무속을 연구하는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그는 올연말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02)7472062 [김형중 기자]
